정부에게 센티넬은 무기였다. 인간이라 사용에 편리하지만 그와 동시에 인간이라 위험한 존재. 정부는 센티넬을 사용하고, 사회의 영웅으로 대우해주면서도 끝없이 불신했다. 그런 그들에게 가이드 없는 S급 센티넬 손현우는 시한폭탄과 같았다.
그는 온순했고, 꽤나 조절능력이 좋은 센티넬이었지만 주어진 임무가 끝나면 가이딩제를 팩 단위로 주렁주렁 꽂은 채 무기고에 저장된 폭탄처럼 숙소에 쳐박혀야했다. 정부에서도 그의 공적과 충성심을 인정해 센터 안이라면 어디든 갈 자유를 부여했지만 센터와 바깥 세계 사이 얇다면 얇은 벽을 넘는 것은 결코 그에게 허용되지 않았다.
그를 동경한다는 청년이 매칭 가이드가 되어 나타나기 전까지는.
routine。
“현우형, 오늘도 수고했어요.”
자신이 차출된 것 치고 평이했던 임무를 마치고 돌아온 현우를 형원이 맞아준다.
“어어, 그래”
팔을 벌리고 자신에게 다가오는 형원을 끌어안자 현우의 정신이 맑아진다. 이제 가이딩에 익숙해질 때도 됐건만, 현우는 가이딩을 받을 때마다 새삼스럽게 형원과 처음 만났을 때 그 생경한 느낌이 떠오른다.
5개월 쯤 전이었던가, 여느 때와 같이 숙소에서 나와 간단히 조깅을 하고 훈련장으로 가려는 현우의 손목에 진동이 울렸었다.
“연구소?”
[수석연구원 유기현 : 손현우 센티넬님 확인 즉시 연구소로 방문 바랍니다. 가이드 매…]
메시지를 슥 훑은 현우는 새로운 가이딩제 임상 실험 하려나보다, 하며 발길을 돌려 연구소로 향했다.
“어 형 왔어요?”
카드를 찍고 익숙한 연구실로 들어서자 연구팀 소속 기현이 현우를 반갑게 맞아준다. 그런데 평소와 다르게 기현이 눈에 띄게 신나 보인다. 현우는 자연스럽게 탁자에 걸터앉으며 툭 말을 내뱉는다.
“야 임마 너는 평소에 실험 부탁할 때에는 미안해 죽으려고 하더니 이제는 그런 것도 없냐?”
“엥, 뭔 실험이에요. 형 또 호출 메시지 위에만 보고 달려왔지?”
엏 그래? 하고 현우는 머쓱하게 머리를 긁었다.
“그래서 뭔데? 뭐가 그렇게 신나있어”
“형, 축하한다. 가이드 생길 거 같아.”
“뭐?”
기현의 입에서 나온 뜻밖의 말에 현우는 그대로 굳었다.
“이게 일단 데이터 상으로는 맞거든? 근데 예외가 있을 수도 있으니까 정확한건 직접 맞춰봐야하고,”
신나서 설명하는 기현의 말을 대충 흘리면서 현우는 자신이 방금 들은 말을 되뇌었다.
가이드?
현우는 희귀한 S급 센티넬이었고, 그의 능력 또한 흔치 않았기 때문에 상성이 많은 가이드를 찾기란 하늘의 별 따기였다. 정부에 등록된 가이드의 수가 센티넬 수의 8배 가까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그중에서 현우의 가이드를 못 찾은 것도 그 때문이 아닌가. 16살에 처음 센터에 들어온 후로 현우는 수천 번의 매칭 검사를 받았고, 매칭 시뮬레이션은 센터 소속의 거의 모든 가이드와 이루어졌을 것이다. 결과는 항상 실패였다. 시뮬레이션 결과는 바닥을 기었고, 간혹 가다 절반에 못 미치는 상성도라도 나와 테스트까지 올라가도 마찬가지였다. 만성적 가뭄상태나 다름없는 자신에 의해 가이드가 모든 기운을 다 빼앗기고 기절하는가 하면, 둘의 상성이 충돌한 탓에 현우 자신이 발작을 일으킨 적도 있다. 10년 가까이 그 고생을 한 뒤 현우는 아예 가이드라는 존재를 자신의 삶에서 지워버렸다.
“……그래서 오늘 한 번 방문하시라고 했어. 테스트는 빨리 해보는 게 좋으니까.”
“그런데 좀, 늦네.”
“많이”
시계를 들여다보는 기현의 눈꼬리가 뾰족해지던 찰나 현우에게 한 사람이 랩실로 다가오는 인기척이 느껴졌다.
‘똑똑’
“어 왔나보네.”
기현이 순식간에 사람 좋은 얼굴로 안색을 바꾸며 문을 열어주었다.
“안녕하세요, 제가 좀 늦었죠. 보안절차가 까다롭더라고요.”
와 저렇게 잘생긴 애랑 내가 같이한다고?
들어오는 형원을 본 현우의 첫 감상이었다.
그렇게 매칭 테스트에서 처음으로 85%라는 기록을 세우고 형원은 곧바로 현우의 담당 가이드가 되었다.
둘은 업무 외적으로도 잘 맞아서 금세 친한 형 동생 사이가 됐다. 형동생끼리 그런 스킨십을 하진 않지만 하여튼. 현우는 형원을 통해 바깥세상의 삶을 전해들을 수 있었다. 형원은 센터에 들어오기 전에 디자인과를 다니고 있었는데, 그때 핫식스를 하도 마셔서 혈관에 핫식스가 흐르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침대에 나란히 누워 형원이 대학에 다니면서 교수와 싸운 이야기, 밤새워 3D 과제를 하다가 정전나서 소주 깐 이야기 등을 들으며 현우는 새삼 형원이 왜 센터에 들어왔는지 궁금해졌다.
“형원아 너는 왜 센터에 들어왔어? 가이드는 필수가 아니잖아.”
현우의 물음에 형원은 교수를 묘사하던 그 입담이 다 어디 갔는지 얼굴을 붉게 물들이며 수줍게 답했다.
“형이 너무 멋있어서요...”
센터에서 선전용으로 내보내는 기사에 현우의 사진이 나와 있었고, 그걸 보고 홀린 듯이 지원했다는 것이다. 왠지 처음 만난 날에 악수하는 손이 떨리더라니, 현우는 이 덩치 산만한 남자가 귀엽게 느껴졌다.
현우가 바람 빠지는 소리를 내며 웃자 형원은 괜히 발끈한 척 현우의 허리를 간지럽힌다. “이 사람이 이게 웃겨??“
침대에 뒤엉켜 레슬링을 하다 형원에게 붙잡혀 눌린 현우가 항복을 외친다.
“야 쒸 너는 요새 나 따라 운동하더니 어째 힘이 갈수록 좋아지냐”
“형 가이딩하려면 보통 체력으로는 어림도 없어요”
현우가 투덜거리자 현우 위에 올라타 있던 형원이 능글맞게 웃으면서 답한다.
“어우 야밤에 뭔 소리야, 이제 얼른 내려와라 나 자야 돼”
“형, 지금 아무 느낌도 없어요?”
“뭐가 있어 있긴, 무거워 이 자식아”
갑자기 위에서 무표정으로 쳐다보는 형원에 기분이 이상해진 현우가 힘으로 형원을 밀어뜨려버리고 허둥지둥 화장실로 향한다. 침대 맡 스탠드 불빛에 비친 귀가 불그스름했다.
둘이 매칭된 지 딱 6개월 되는 날, 현우와 형원은 이제 현우의 수치가 완전히 안정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리고 현우는 이제 가이드를 대동한 외출을 허락받았다. 물론 상부의 허락이 필요하고, 이동반경도 제한되지만 현우에게는 센터에 들어온 후 첫 외출이었다. 눈에 띄게 신나하는 현우에 형원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졌다. 현우와 단둘이 데이트는 형원의 바람 중 하나였다.
처음 형원은 센티넬 손현우에 대한 팬심으로 가이드를 지원했고, 아직도 현우의 활약을 보면 멋지고 자랑스럽게 느껴진다. 그러나 현우와 있으면 있을수록 다른 마음이 피어났다. 센티넬 손현우가 아니라 인간 손현우가 알고싶고, 업무가 아닐때에도 현우와 닿고 싶었다.
현우도 그럴까, 현우가 자신에게 보여준 것들이 가이드라서 그런 건지 마음이 있는 건지 알 수가 없었다. 형원은 가끔 일부러 농담을 하면서 현우의 마음을 알아보려고 했지만 형원이 그럴 때마다 현우는 곤란하다는 듯이 “형원아 왜 이러니,”라며 물러섰고, 형원의 고민도 깊어만 갔다.
그리고 형원이 현우의 가이드가 된 지 6개월째, 드디어 둘이 데이트할 기회가 주어졌다. 형원은 현우만큼, 아니 현우보다 더 신나서 계획을 짜기 시작했다. 그가 좋아하는 사람과 첫 데이트라서도 있지만 매일 전쟁터와 센터만 오가는 현우가 안쓰러웠기 때문이었다. 형원은 이 기회에 현우가 경험해보지 못했던 평범한 장소를 가보고자 했다.
외출 당일날, 아침 일찍부터 준비를 마친 현우가 아직 잠에 취해있는 형원을 깨운다.
“형원아, 일어나 나가야지”
“.......어........5분만”
아침이라 퉁퉁 불어 쌍커풀이 더욱 진하게 난 얼굴을 멀거니 들여다보던 현우는 또 다시 치미는 이상한 기분에 형원을 냅다 들어올려 소파에 던졌다.
“....형 우리 나가려면 아직 두 시간 남았는디...”
“아 그런가?”
자신을 재촉하는 현우가 마치 놀이공원 소풍 가는 날 신난 어린이 같아 형원은 잠이 덜 깬 와중에도 웃음이 나왔다.
외출은 낮 12시부터 밤 10시까지, 첫 외출이라 시간도 짧고 서울 내에서만 이동이 가능하며, 항상 gps로 위치추적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안내겸 경고를 듣고 휴대용 가이딩 수치 측정기를 단 후 둘은 센터를 나섰다. 현우는 센터에 들어온 지 14년 만에 처음으로 마주한 바깥세상의 모든 것이 신기해보였다. 둘은 형원이 다니던 대학 근처로 향했다.
“현우 형 우리 지하철 타고 가요 한 4역만 가면 되니까.”
“어 너 하고싶은대로 해, 내가 뭐 그런걸 아는 것도 아닌데”
덤덤해보이는 현우였지만 사실 그는 꽤 신나있었다. 마지막으로 봤던 서울과 현재의 서울은 다른 도시나 마찬가지였다.
둘은 형원이 자주 끼니를 때우던 철판볶음집에 들어갔다. 현우는 항상 엄격하게 관리한 식단으로 나오는 센터의 식사와 달리 자극적인 맛의 볶음 우동에 감명 받아 4인분을 더 주문했다. 현우는 자신이 먹는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는 형원에게 네가 센터 밥을 그렇게 찌질찌질 먹는 이유를 알겠다고 말하며 다섯 번째 볶음우동을 비웠다. 둘은 카페에 들러 대용량 커피 하나씩을 손에 들고 학교로 들어갔다.
“야 형원아 너네 학교 진짜 좋다”
“그죠, 강의 들으러 안 오니까 멋지네”
둘이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교정을 걷는 동안 형원을 알아본 몇몇 사람들이 그에게 인사를 건냈다. 현우는 그런 형원의 모습을 옆에서 조용히 바라봤다. 몇 개월 전에는 그도 저런 학생들 무리에 껴있었을 것이다. 현우는 괜히 이상해서 다 마신 커피 컵 빨대를 입에 가져다댔다.
학교의 이곳저곳을 돌며 시간을 보내다보니 벌써 늦은 오후가 되었다. 오랜만에 많이 걸어 체력이 방전되 형원이 벤치에 늘어진다. 형원이 넋을 잃은 표정으로 얼음이 다 녹아 밍밍해진 아메리카노를 들이켜는 동안 현우는 오늘 저녁 메뉴를 고민하고 있었다.
“형원아 우리 이제 뭐해?”
“어...... 사실 이거 다음에는 생각해놓은 게 없어요”
“그럼 우리 들어가서 저녁 먹을까? 오늘 저녁 삼계탕 나오던데.”
현우의 말에 영혼 없이 대답하던 형원이 벌떡 일어나 호통을 친다.
“아니 형 지금 몇 년만에 나와놓고 들어가자는 말이 나와요? 누가 보면 내가 형인줄 알겄어 지금, 우리 9시 59분 59초까진 절대 못들어가”
“어우, 너는 체력도 좋다. 그래 그럼 어디 갈지 생각해봐”
현우의 말을 듣고 한참동안 머리를 열심히 굴리던 형원이 현우의 손을 잡고 일어선다.
“형, 우리 한강가요.”
그렇게 둘은 택시를 타고 한강 공원에 도착했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등산복을 입은 사람들이 둘에게 전단지를 들이밀기 시작했다. 형원은 현우의 손을 잡고 익숙하게 괜찮아요, 를 반복하며 사람들 사이를 뚫고 공원 안으로 걸어갔지만 어느새 현우의 손에는 전단지가 한가득 쥐어져있었다.
형원이 전단지가 왜 이렇게 많이 받았냐며 웃자 현우는 머리를 쓸어넘기며 나쁜 것도 아니고 주면 받는 거지 뭐,라고 답했다.
둘은 대충 아무 치킨집이나 골라 시킨 후 편의점으로 향했다. 형원이 돗자리, 캔맥주를 골라 담는 동안 현우는 각종 간식거리를 담았다. 바코드를 찍는 삑삑 소리가 쉴 새 없이 이어지고, 모니터에 찍히는 숫자도 순식간에 올라간다.
“아니 형, 간식으로 배 채우려고요?”
아직도 매대 사이를 기웃거리는 현우를 보면서 형원이 외친다.
편의점에서 뭔 5만원을 쓴대, 그러면서도 현우와 하는 외출의 첫단추가 잘 꿰어진 것 같아 내심 뿌듯했다.
현우가 컵라면 박스에 즉석 라면을 담고 성큼성큼 걸어가는 동안 형원은 물건이 잔뜩 든 비닐봉투를 양손에 들고 낑낑거리며 뒤를 따랐다. 적당히 평평하면서 한강이 보이는 자리에 짐을 내리고 돗자리를 깔았다. 묵직한 짐을 누름돌 삼아 놓고 둘은 재빨리 라면을 입에 넣었다. 형원이 반도 안 먹고 내려놓은 라면은 현우의 몫이 되었다. 몇 시간 전에 먹은 볶음 우동은 어디 갔는지 순식간에 라면을 들이마시는 모습은 형원의 박수를 자아냈다.
배달 기사님의 연락을 받고 치킨을 수령해 세팅하자 벌써 해가 저물었다. 치킨을 집어먹으면서 맥주가 들어가자 현우의 볼이 붉어진다. 종알거리며 별일 아닌 이야기에도 웃음을 터트리는 현우를 바라보며 형원도 같이 웃었다.
얼마 안 있었던 것 같은데 시계를 보니 벌써 9시였다. 슬슬 일어나야겠다 싶어 자리를 정리하고 쓰레기를 치웠다. 오랜만에 마시는 술에 기분 좋게 알딸딸해진 형원은 둘이 함께하는 이 시간을 붙잡고 싶었다.
“형 우리 들어가기 전에 잠깐만 한강 좀 걸을래요?”
“잠깐? 좋지”
이제 완전히 어두워진 한강 산책로를 가로등이 군데군데 밝히고 있었다. 둘은 길을 걸으며 센터 내 헬스장에서 과시하다가 근육이 파열된 센티넬, 저번 센터 연설에서 염력계 센티넬의 장난으로 가발이 날아간 의원 등 실없는 이야기를 하며 피식피식 웃고 내일부터 다시 시작될 업무에 한숨을 푹푹 내쉬기도 했다. 어느새 말이 끊기고, 둘은 묵묵히 길을 걸었다.
9시 30분. 곧 돌아가야할 시간이 됐다.
“형원아,” “형”
뭔가 결심한 듯 둘이 동시에 말을 꺼냈다.
“형 먼저 말해요”
“어 아니 그냥, 나 때문에 너도 몇 개월 동안 못나왔으니까. 좀 미안해.”
눈을 못마주치고 그 두꺼운 손을 꼼지락대면서 말하는 현우가 형원은 안쓰러우면서 귀여웠다.
“아니 뭘 그렇게 미안해해요, 제가 형이 좋아서 온 건데.”
“그래도...나는 너랑 같이 있으니까 좋은데 너는 어떤지 모르니까.”
형원은 손현우가 나름 자신의 눈치를 봤다는 게 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워서 견딜 수가 없었다.
“형, 여기 봐봐요.” “응?”
형원이 계속 자신의 눈을 피하던 현우를 불러 마주봤다.
“현우 형. 좋아해요”
“.....”
“나 형 가이드말고 애인하면 안 돼요?”
현우의 침묵이 길어졌다. 형원은 시간이 길어지자 절망했다가, 체념하고 앞으로 어떻게 지낼지 고민했다. 형원이 각방에서부터 시작해 형이 날 내쫓고 약이나 먹는다고 하면 어떡하지,까지 생각했을 때 현우가 입을 열었다.
“그럼 우리 오늘부터 사귀는건가?”
현우가 허헣,하고 웃었다. 믿을 수가 없었다. 현우의 말을 들은 형원이 얼떨떨하게 서있자 현우가 형원을 놀리듯이 말했다.
“왜, 싫어?”
그 말에 정신을 차린 형원이 현우를 와락 껴안았다.
“아뇨 너무 좋아요....”
쿨쩍 소리와 함께 형원을 마주 안은 현우의 어깨에 물이 떨어졌다.
“형원아 너 울어?”
“아니, 형은 내가 가이드라 그런 건데 내가 착각한 건줄 알고...”
현우가 안고 있다 얼굴을 마주보자 형원이 눈물을 뚝뚝 흘리며 코맹맹이 목소리로 웅얼거렸다. 산책로 한가운데에 한참을 서서 현우가 형원을 달랬다. 왠지 모를 서러움이 가신 형원은 살짝 창피해졌다.
“킁, 형 지금 몇 시에요?”
시계를 보더니 현우의 눈썹이 꿈틀거린다.
“어...9시 50분.”
“.....늦었네?”
둘은 아직 고백의 여운도 가시지 않은 채 한강 산책로를 달렸다.
한강의 밤은 시원했고, 마주 잡은 손은 단단했다.
달빛에 비친 현우의 귀가 타는 듯 붉었다.